천상병...막~걸리...
2014.01.23 11:11
무명전사(無名戰死) / 천상병
지난날엔 싸움터였던
흙더미 위에 반듯이 누워
이즈러진 눈으로 그대는
그래도 맑은 하늘을 우러러 보는가
구름이 가는 저 하늘 위의
그 더 위에서 살고 계신
어머니를 지금 너는 보는가
썩어서 허무러진 살
그 살의 무게는
너를 생각하는 이 시간
우리들의 살의 무게가 되었고
온 몸이 남김 없이
흙 속에 묻히는 그때부터
네 뼈는
영원의 것의 뿌리가 되어지리니
밤하늘을 타고
내려오는 별빛이
그 자리를 수억만 번 와서 씻은 뒷날 새벽에
그 뿌리는 나무가 되고
숲이 되어
네가
장엄한 산령(山嶺)을 이룰 것을 나는 믿나니
- 이 몸집(짓)은
저를 잊고
이제도 어머니를 못 잊은 아들의 것(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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