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가르침

2014.08.16 10:36

초원의빛 조회 1979





스승의 가르침

당나라 때 불법에도 밝고 여러 학문에도 뛰어난
협산(夾山)이라는 스님이 법문을 설할 때면 대중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날도 다름없이 대중들이 법당과 마당에까지 꽉 차서 협산 스님의
법문을 경청했다.
한 사람이 스님에게 물음을 던졌다.

“어떤 것이 법신(法身)인지요?”
“법신에는 상(相)이 없습니다.”
“그럼 무엇이 법안(法眼)인지요?”
“법안에는 티끌이 없습니다.”

거침없는 협산의 답변에 대중들의 탄식이 이어졌다.
헌데 구석자리에서 허름한 승복을 걸친 한 노스님이 실소를
터뜨리는 것이었다.
협산은 내심 언짢을 만도 한데, 아무 내색 없이 노스님에게
다가가 예를 갖췄다.

“스님, 제 답변이 잘못되었는지요?”
“틀린 데라고는 없으나, 안타깝게도 스승의 가르침이 없네.”
“소승에게 눈 밝은 스승을 가르쳐주시겠습니까?”
“가르쳐주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그대의 명성이 하늘을 찌르니
마음에 걸리네. 이름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가르쳐줌세.”

협산은 그 길로 자신이 누리고 있는 명예와 지위를 벗어 던지고,
노스님이 귀띔해 준 대로 길을 떠났다.
마침내 어느 강가에 이르러, 나룻배를 부리는 늙은 사공에게 예를 갖추었다.
그 사공이 바로 노스님이 귀띔해 준 천하의 눈 밝은 스승이었던 것이다.

뱃사공이 대뜸 물었다.

“스님께선 어느 절에 머무르는 게요?”
“절이란 머무는 곳이 아니니, 머무름은 아닌 듯합니다.”
그러자 뱃사공이 난데없이 협산을 걷어차 물에 빠뜨리고는 외쳤다.
“어서 말해 보시게, 어서!”

협산이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간신히 숨을 토하고서 말문을 떼려하자,
뱃사공이 노로 머리를 짓눌러 다시금 물 속으로 밀어 넣었다.
이렇게 몇 번을 되풀이하자, 협산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모든 것들이 깡그리 사라지고 텅 비어버렸다.
바로 그 순간, 협산은 홀연히 깨달았다.

출처 : 최진 《노자와 똥 막대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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