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들의 일기

2014.10.07 00:59

빨강모자 조회 2609

엄마와 아들의 일기



<엄마의일기> 
눈물을 흘리며... 
어두운 밤 눈가에 흘리는 눈물을 누군가 볼까봐 연신 주위를 살폈다. 
내일은 내 사랑하는 아들 현이가 소풍을 가는 날이다. 
주인집 아주머니께 사정을해서 만원을 빌렸다. 
김밥 재료를 사고 3000원이 남았다. 
아들은 내일도 웃으면서 돈을 받지 않을것이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벌써 애는 일어나 나를 멀그러니 바라보고 있었다. 
김밥을 싸고 있는데 자꾸 눈물이 나온다. 
혹시나 볼까봐 뒤로 앉았더니 애는 뭘 아는지 밖으로 나간다. 
벌써 다 큰걸까? 
남들처럼 잘먹였으면 키도 많이 컸을텐데 올 겨울이 걱정이다. 
주인집에선 나가길 원하는 눈치인데... 
내일은 파출부 자리나 알아봐야겠다. 

<아들의 일기> 
엄만 오늘도 우셨다. 
내일은 말해야 할텐데 학교 등록금을 안냈는지... 벌써 3개월이 지났는데 
이제 반년만 지나면 졸업인데 
자꾸 가슴 아픈게 심해진다. 
양호실에 또 가서 진통제를 받아야 하나... 
엄만 많이 힘들어 하시는것 같은데......... 
신문배달도 요즘 들어서 하기가 힘들어진다. 
뛸수가 없으니... 

<엄마의 일기> 
오늘도 아이는 도시락을 조금 남겼다. 
매일 김치만 싸주니 오늘 저녁은 또 뭘먹이나? 

<아들의 일기> 
어제 저녁에도 엄마에게 등록금 얘길 못했다. 
간장에 밥 비벼 먹는 내모습에 어머니가 서럽게 울었다. 
내일은 선생님께 얘길하고 자퇴를 내야겠다. 
돈을 벌어 어머니를 내가 모시는게 나을것 같다. 
아버지 제삿날이 내일인데 어머니는 알고 계실까? 

<엄마의 일기> 
아이가 잠을 못자는것 같다. 어디가 아픈건 아닌지? 

<아들의 일기> 
엄마에겐 미안하지만 어쩔수없이 학교를 그만 두었다. 
내일은 신문보급소에 가서 얘기하고 병원에 한번 가봐야겠다. 
어제밤엔 한숨도 못잤다. 
몹시 아팠지만 어머니가 걱정하실까봐 물도 못마셨는데 
밥을 너무 못먹어서 그런가 간장만 먹으면 설사를 하니.... 
1200만원에 내 장기를 사준다니... 
참으로 고마우신 분들.. 난어차피 얼마 살지도 못할건데... 잘된거지 뭐. 
엄마에겐 그냥 주었다고 말해야겠다. 
좀더 살고 싶지만 엄만 너무 힘들어 하신다. 
내일은 아버지 산소에나 가봐야겠다. 

<엄마의 일기> 
아들에게 고기를 사주려고 머리를 잘랐다. 
보자기를 쓰고 있는데 아들은 그냥 울고만 있다. 
고기는 먹지도 않고... 

<아들의 일기> 
오늘 돈을 받았다. 
엄만 길거리에서 주었다고하면 반드시 돌려드리라고 하실건데.. 
당분간 내가 갖고 있어야겠다. 
방학을 맞아 친구네 놀러 간다고 하니 엄만 믿으신거 같다. 
편지를 쓰는데 자꾸 눈물이 난다. 
이제는 이것이 엄마에게 드리는 마지막 편지가 될것같다... 

<엄마의 일기> 
아들이 방학을 맞아 친구네 집에 놀러 간단다!! 
난 흔쾌히 허락했다..아무래도 여기있는것보단 ..잘 먹을수 있겠지... 
그런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들을 다시는 못볼거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에이..괜한 걱정이겠지 
잘 다녀와라... 

<아들의 마지막 편지> 
어머니께 
정말 사랑해요. 
슬퍼하지 마시고,진지 꼭 챙겨 드세요.... 
그냥 저 멀리 여행갔다고 생각하시고.. 
지금까지는 어머니 곁에만 있었으니깐, 이젠 늘 외롭게 혼자계셨던 아버지 곁에도 있어드려야죠.. 
아버지도 반가워 하실거예요...... 
눈물은 제가 오늘 다 흘릴테니깐요.. 
어머니는 이제 눈물 흘리지 마세요.... 
저 백혈병이래요. 
수술해도 안된데요.......... 
어머니 저 잊지 마시고요,다음 세상에도 꼭 제 어머니가 되어 주세요.. 
사랑해요...돈은 제가 선한일해서 번거니까 마음껏 쓰시고요..... 
먼저가서 죄송해요.. 
참 저 생각 나시면 김밥 만들어 두세요.. 
어느집보다 맛있어요... 
울지 마시고요..... 
꼭 오래 사시고 오세요.. 
아들 현이가...... 


 

s_f_01_640_01_01.gif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204 日 매체 "한국은 똥술 즐겨 마시는 나라"…도 넘은 한국비하 6 리눅스이뻐 2623 2013.11.11
1203 리눅스 설치를 위한 삽질 중....... 8 file 하고지비 2622 2014.01.18
1202 24비트 고음질 음원 귀로 구분되나요?...... 9 언제나당당 2621 2014.06.02
1201 가입인사겸 Mint Debian (LMDE) 샷 1 file jay 2613 2013.11.10
» 엄마와 아들의 일기 3 file 빨강모자 2609 2014.10.07
1199 서버쪽 잘아시는 분 계시나요? 8 컴퓨터매니아 2608 2013.11.12
1198 자주 들러서 많이 배우는 블로그^^ 1 처음처럼 2607 2013.11.03
1197 Zorin OS 9 "Educational" 4 file audacious 2607 2014.07.31
1196 그림파일수정 12 file audacious 2602 2014.05.06
1195 윈도우, 리눅스 둘 다 공유 포럼은 어떠신지요? 4 한방88 2596 2014.05.29
1194 Windows 8 Ultimate PE 에서 ESD 사용하고파요 4 스위스 2595 2014.06.12
1193 카조님께 부탁드립니다. 3 knk3 2594 2013.10.22
1192 터미널에서 sudo란 명령어 입력조차 귀찮은 분을 위한 tip! 7 지나다가 2589 2013.11.03
1191 서버 사양을 다시 업데이트할때가 된 걸까요? 14 컴퓨터매니아 2587 2013.11.08
1190 PearOS 깔끔한듯 하긴 하네요. 1 tofinder 2585 2013.11.09
1189 카조님께 궁금한게 있습니다. 3 audacious 2585 2014.01.07
1188 oㅏ오미 21 file audacious 2584 2014.08.03
1187 PE의 ProgramFiles 폴더 정리 내용입니다. 11 file mac 2582 2014.03.03
1186 그지발싸게만도못한것들아. 6 file audacious 2581 2014.04.19
1185 왠지 오늘은 이런 영화가 땡기네요. 8 file audacious 2580 2013.11.05

 빠른 글쓰기




   Copyright 2013-2023 Linux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