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본 개념글!

2014.01.18 12:43

audacious 조회 1728

원글은 여기서.

https://www.facebook.com/CaffeThemselves


3유로가 공간비용이라...
이탈리아 헛다녀오셨네요.

3유로 차이는 응대료와 봉사료 입니다.

이탈리아의 그런 전통있는 카페에서는
손님이 어떠한 일로 직원의 시간을 빼앗더라도 
모든 서비스는 손님 위주로 움직이며,
손님의 요청에 모든 직원은 성실히 자기 일처럼 응대합니다.

요점은 '직원의 시간과 관심을 빌리는 요금'이지,
자릿세가 아닙니다.

그런 전통있는 카페의 바리스타 이하 스태프들은,
다년간 각계각층의 손님들을 응대한 내공이 있기에,
인생문제나 심각한 문제에 있어
정말 좋은 상담사 겸 조언자이기도 합니다.

손님이 긴 시간동안 직원을 붙잡고 넋두리나 신세한탄을 해도,
그들은 정말 자기 일처럼 진지하게 함께 고민해 주고, 조언을 해 줍니다.

오죽하니 그들이,
"우리는 커피만을 팔지 않습니다.
서비스를 팝니다" 라고들 하겠습니까?

그러므로,
그들의 그러한 '차등 가격정책'은
귀 카페처럼, 
매장 내 손님에게도 부분적 셀프서비스를 채택한 카페에서는
사용하면 안되는 가격정책입니다.

서비스업 매장에서,
서비스가 차등이 안 된 상태에서
단지 '공간 이용료'라는 이유로
가격만을 차등시키는 것은 근본부터 잘못된 겁니다.

서비스업은 부동산 중개업이 아닙니다.
서비스업은 '자리'가 아닌, '서비스'를 팔아야 합니다.

귀 카페는,
과연
그들 카페처럼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까?

제 이탈리아 친구 중에도
10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현지 유명 카페 오너 후계자가 있는데요.

하도 대표님이 이탈리아 이탈리아 하셔서
그 친구한테 의견을 물었더니,

뭔 개소리냐고
해당 카페측에서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거라고 하네요?

어따대고 이탈리아 카페 핑계를 대냐면서,
대표님께서 이탈리아 카페 문화와
자기 가업을 모독했다고,
이 친구 진심으로 화내는데요?

자기네 카페도 가격에 차등을 두고 있긴 하지만
그것은 손님께 제공하는 서비스의 차이에서 오는 가격 차이 라는데요?
물론 공간이용에 따른 측면도 있을 수 있지만 그건 부수적인 부분일 뿐이고,
핵심은 서비스 차이 라는군요.

이탈리아 다녀오셨다면서,
좋은 건 안배우시고
엉뚱하고 못된것만 배우셨네요.

그리고,
'공간 요금' 이라는 대표님의
그 논리를 받아들이더라도,
해당 커플분들이 미리 구매한 케익과 커피 두잔으로, 이미 공간요금에 대한 지불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 뒤에 추가로 테이크아웃용 커피 두잔을 더 시켰다고 해서
미리 지불 한 공간요금이 사라지진 않습니다.

그리고 해당 커플분들께서,
테이크아웃 커피를 사가지고 점포 안에서 드신 것도 아니고
나중에 갈때 가져가려고 챙겨가지고 계시면서
미리 구매한 케익과 머그컵 커피들을 드셨다면서요.

그럼 뭐가 문제인 겁니까? 
애초에 테이크아웃 음료는 매장안에서 드시지도 않았다면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공간 이용료'에 관한 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만,
단순히 종이컵으로 된 테이크아웃용 음료가 매장안에 있는 자체가 문제인 겁니까?

정 매장내에서 테이크아웃 종이컵이 눈앞에 알짱거리는게 신경쓰이시고
규정에도 맞지 않다 하신다면,
손님께 양해를 구하고 오더를 킵 해뒀다가
손님 나가실 때 따로 챙겨 드려야지요.

동네 통닭집도 싸갈 것 따로 키핑이 되는데,
브랜드 커피전문점에서 그게 안된다면 말이 안되죠.

그런 마인드도 없이 서비스업 시작하셨다면,
더이상 서비스업계 욕먹이지 말고
일찌감치 그만 둬 주십시오.

고객이 구매한 메뉴의 가격에 따라 손님의 공간활용에 차별을 둔다는 그 발상이
이탈리아에서 왔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도 그만 둬 주시구요.

물론 기본 발상이 이탈리아에서 오긴 했겠죠,
좋은 점 쏙 빼고 안좋은점만 왔으니 문제죠.

유럽인들의 합리주의 사상의 밑바탕에는 인본주의 철학이 깔려 있습니다.
그들의 인본주의를 빼버린 채 합리주의만을 차용하는 것은
사상적 오용이고, 사상적 폭력입니다. 

그들의 '가격 차등화 정책'만 좋아보이시던가요?
그 밑바탕에 있는 '고객 중심의 서비스 정신'은 보이지 않으시던가요?

무엇보다도...

'우리 카페 규정이 이러하므로,
그 규정에 따라주지 않은 고객님 잘못입니다.' 하는 그 마인드가
가장 위험한 겁니다.

서비스업에서 업체 규정보다 우선하는 것은 언제나 '고객'입니다.

그게 싫고 억울하시다면,
대표님은 서비스업에 맞지 않는 분이십니다.

아니, 서비스업 뿐만 아니라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그 어떤 업종과도 맞지 않는 분이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손님중에 업체에 대한 생트집을 잡는 '블랙 컨슈머'가 있으면
그 블랙 컨슈머를 욕하죠?
서구 문화권에선 그런 '블랙 컨슈머' 손님의 생트집조차 융통성있게 응대할 줄 아는 것이
진정한 '서비스' 라고 합니다.

헌데...
지금 대표님 글의 취지는...
멀쩡한 손님 한분을 대놓고 대표님이 '블랙 컨슈머'처럼 몰아가 버리셨네요.

비싼 돈주고 점포 내에서 먹는 고객은 '손님'이고,
할인된 가격으로 테이크아웃 한 고객은 '손놈'으로 만들어버리는 대표님의 이런 행동...
다른 서비스업 종사자들도 보고 배울까봐 겁이 나네요.

그리고, '공간 이용료'라는 그런 저급한 차별논리적 상술에서 나온 잔꾀를 가지고서
마치 자신의 카페만 우월한 정책을 쓰고 있는 양 표현하면서...
그러한 잔꾀를 부리지 못한 기존의 다른 카페의 대표들이나
고객의 불만사항에 군소리 없이 예예 거리던 
기존의 다른 요식업이나 기타 서비스업 종사자 분들을 모두 바보로 만들어 버리셨네요.

잘난척도 그정도면 수준급인데...

도대체 얼만큼 잘났으면 
업체 대표라는 분이 
사과문이랍시고 무식한 사람들 가르친다는 투로 글을 쓸 수 있는겁니까?

대표님께서는 과연 본인의 이 글이
남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그리고 얼만큼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지 아시고서 이런 글을 쓰신건지 궁금합니다.

하긴 바보가 아니고서야
그걸 아시고서도 미련하게 이런 글을 쓰셨을 리는 없겠죠.

솔직히 저도 대표님 글 덕분에 
바보 취급 받아서 기분 X같아진 관련업 종사자 중 한명입니다.

현재 해외에 거주하면서 투잡을 뛰고 있는데, 
하나는 요식업 쪽이고
다른 하나는 방송미디어 쪽인데, 그것 또한 크게 보면 서비스업 쪽입니다.

아무튼...
그토록 잘나신 대표님 눈에는, 
우리가 업체 규정보다도 고객을 우선순위에 두고서 
고객들 비위 맞추느라 간도 쓸개도 다 빼놓고 예예 거리는게 등신같아 보이시나 봅니다.

그런데 그거 아십니까?
우리는 고객들이 우리의 서비스를 통해 편안함과 행복,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등신보다 더한 등신이 될 수도 있는 사람들입니다.

손님을 위하고 고객을 위한다는 사명감으로 
오늘도 묵묵히 맡은 바 소임을 다 하고 있는 성실한 사람들 사이에
대표님 같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자체가 
징그럽고 혐오스럽기 까지 합니다.

뭐...
하지만,
한가지는 칭찬 해 드리고 싶네요.

대표님의 이 글 덕분에,
해당 직원과 매니져분께 날아가고 있던 비난 여론의 화살이
이제는 대표님께 집중되겠네요.

부하직원의 잘못을 구태여 뒤집어 쓰시는 살신성인의 그 자세는 참으로 본받을 만 하지만,
그 감싸고 위하는 대상이,
부하직원이 아닌 고객님이 되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면 참으로 안타깝기도 합니다.

아무튼...
카페 뎀셀브즈...
커피를 잘 만드는 '프로' 바리스타들은 많을 지 몰라도,
손님에게 편안함을 제공할 줄 아는 '진짜' 바리스타는 아무도 없는 카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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